커피 평론

에티오피아 예가체프의 특유한 플로럴 아로마가 첫 모금부터 감각을 사로잡는다. 밝고 생동감 넘치는 산미는 레몬과 베르가못을 연상시키며, 미디엄 라이트 로스팅이 원두 본연의 테루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핸드드립 특유의 깔끔한 마우스필과 함께 여운에 남는 달콤한 꽃향기가 이 한 잔을 특별하게 만든다.

섬세한 크레마 위에 그려진 로제타 패턴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벨벳 같은 질감의 우유가 에스프레소의 진한 바디감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65도의 적절한 온도로 스티밍된 우유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끌어내어 브라질 산토스 원두의 초콜릿 노트와 어우러져 깊이 있는 풍미를 완성한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고지대에서 자란 원두의 깊은 다크 로스팅이 만들어낸 진한 바디감과 초콜릿 노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첫 모금의 강렬한 비터니스는 곧 카라멜과 브라운 슈가의 달콤함으로 전환되며, 화산토 특유의 미네랄 감이 복합적인 풍미의 깊이를 더한다. 25초의 완벽한 추출 시간이 만들어낸 골든 크레마가 이 에스프레소의 품격을 증명한다.

질소 가스가 만들어낸 벨벳 같은 텍스처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며, 12시간 저온 추출의 깊은 풍미가 천천히 드러난다. 니트로 특유의 크리미한 마우스필은 쓴맛을 부드럽게 감싸며, 다크 초콜릿과 견과류의 은은한 향이 후각을 자극한다. 차가운 온도에서도 풍부한 바디감을 유지하는 이 혁신적인 추출법이 선사하는 새로운 커피 경험이다.

케냐 AA 등급의 우수한 원두가 선사하는 강렬한 산미는 마치 적포도주를 연상시키는 복합적인 풍미를 자아낸다. 워시드 프로세싱 특유의 깔끔함 속에서 블랙커런트와 자몽의 밝은 산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높은 고도에서 자란 원두의 밀도 높은 바디감이 입안 가득 퍼진다. V60 드리퍼로 정교하게 추출된 이 한 잔은 케냐 커피의 진수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로 카페인을 제거한 원두임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풍미는 그대로 살아있다. 미디엄 로스팅이 만들어낸 균형 잡힌 바디감과 은은한 견과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카페인의 자극 없이도 커피 본연의 깊은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오후 늦은 시간이나 카페인에 민감한 이들에게 완벽한 선택이 될 이 한 잔은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다.

이탈리아 전통의 모카포트가 만들어낸 진한 농도의 커피는 에스프레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브라질 산토스 원두의 고소한 견과류 향과 초콜릿 노트가 압력 추출 방식을 통해 더욱 진하게 농축되어 나타난다. 집에서 즐기는 소소한 행복이 담긴 이 한 잔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여유를 선사하며, 홈카페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준다.

파나마 게이샤의 귀족적인 품격이 첫 향부터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자스민과 베르가못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플로럴 아로마가 후각을 사로잡으며, 실크처럼 부드러운 마우스필과 함께 복숭아와 망고의 트로피컬한 단맛이 혀끝에서 춤춘다. 해발 1600m 고지대의 서늘한 기후가 만들어낸 이 예술품 같은 커피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하나의 경험이자 감동이다.